종교, 욕망, 폭력, 질병 등을 전부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아주 감각적이고 정병걸릴 듯한 느낌의 표지이다.
난 이 표지의 주인공이 '엄지민'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은은하게 돌아있는 눈.
굴곡진 사연이 가득 담긴 머리카락.
하지만 생명을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가 가득한 입술까지.
내용은 아주 막장이 따로 없다.
불륜과 맞바람과 살인과 폭행과 감금과 아동학대 등등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은 다 때려 박은 듯한 전개.
덕분에 몰입도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허인회, 오진홍, 염보라, 조우경, 늙은 목사, 수영장 회원들 등
현실에서는 절대로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은 부류의 인간들이다.
각자의 눈물 나는 사연들이 있겠지만, 나는 내 정신건강 먼저 챙기고 싶어.
대신 이들을 위해 기도를 열심히 하겠음.

그러다가 갑자기 종교적인 전개가 이어짐.
휴거가 언급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작가님이 꼬꼬무를 재밌게 보셨나.
종교라는 것이 참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신념에 빠져들게 되면,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불가능해진다.
사이비종교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 '중년여성들'인 점도 꽤나 현실적이어서 마음이 아팠다.
결국 그들도 의지할 곳, 사랑받을 곳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잘못된 걸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잖아.

사랑 때문에 인생은 파탄이 난다.
이렇게 흘러가면 더 괴로울 거라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비뚤어진 위험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것이 사랑이라 믿고 갈망한다.
그냥 적당히 사람 사랑하고, 적당히 거리두면서 지내야지.
이렇게 소설처럼 '숨참고 러브다이브' 금지.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실내수영장'인 것도 마음에 든다.
사건이 일어나고,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판국을 아주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이라고 생각함.
하염없이 가라앉을 수도 있고,
또 떠오를 수도 있고,
방관할 수도 있고,
직접 입수해서 개입할 수도 있고.

솔직히 이 소설에서 제일 차분하고 정상적인(?) 생명체는 샛별이(강아지)랑 염보라가 훔쳤던 고양이 이 둘 뿐이다.
사람만이 기상천외하고 지랄 맞은 언행을 선보인다.
사람이 문제다 뭐든.
동물들은 죄가 없어.
읽으면서도 '누구 한 명 죽어나겠군.'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그 죽는 이들은 다 파렴치한 남성 인간들이다.
그토록 억압하고 착취하고 무시하던 여성들의 손에 죽게 된다.
소설 속에서는 '인과응보'를 만날 수 있다.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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