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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한강) : 죽지 말고 살아

1해라절해라 2025. 1. 10. 11:28

한강 작가의 작품을 하나씩 읽어보려 한다.

파격 그 자체인 <채식주의자>,

읽는 내내 힘들었던 <소년이 온다>를 거쳐

오늘은 <흰>을 읽었다.

 

나는 감성이 부족한 사람인데,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처음엔 '이게 뭔 소리지?' 하다가도 계속해서 문장들을 곱씹으며 감성을 채우고 있다.

문장을 읽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무슨 의미인지 파악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답답하기도 하지만, 사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강 소설 <흰> 책 표지

무채색의 책 표지가 마음에 든다.

책이 얇아서 2시간이면 완독할 수 있다.

 

 

소설 <흰> p.10 내용 中

지독한 회피형인데,,,이제 돔황챠 못함.

큰일 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알고 있지 뭐. 대한민국 어디에도 내가 숨을 곳은 없다는 걸. 죽어야 이 모든 게 끝남.

 

 

소설 <흰> p.89 내용 中

'소멸'에 대해 생각해 본다.

김숨 작가의 <L의 운동화>라는 소설에 나온 내용이 떠올랐다.

무언가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소멸해갈 때라고.

잔잔히 존재감을 뿜어내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도 지금 모래처럼 살고 있겠지.

 

 

소설 <흰> p.133 내용 中

누군가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토록 간절히 살기를 빌어본 적이 있었나.

없었다.

그 생명은 죽어가면서도 말했을 것이다. 남은 사람들은 내 몫까지 꼭 살아달라고.

내가 지금 끊어내고자 하는 이 삶이, 누군가에겐 너무나 간절했던 것일 수도.

그들의 몫까지 더 잘 살아야지 생각하면서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멘탈.

(차라리 내 목숨을 거두어 가시고, 저들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빌어볼까.)

 

 

소설 <흰> p.172 내용 中

책의 후반부에 평론가의 글이 실려있다.

작품도 어려운데, 평론가의 글도 어렵다.

최소 2-3번은 문장을 다시 읽어야 이해가 될랑말랑함.

 

'흰'은 마냥 밝고 순수하고 희망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모두 지우고, 다시 최초의 지점으로 내리찍을 수도 있다는 점.

이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니까.

 

 

'인간'이란 존재는 대체 무엇인가.

이 주제를 놓고 한강 작가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글을 쓰는 것 같다.

어렵고 모호한 문장 속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

그게 한강 작품의 매력인 것인가.

계속해서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