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숨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읽었네.
마침 도서관에 딱 있어서 대출했다.
여기 나온 L은 '이한열 열사'다.
1987년 민주 항쟁의 최전선에 있던 사람.

이 책은 L의 운동화 복원 작업이 큰 주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복원자의 고뇌와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270여 페이지라서 하루에 다 읽기 가능.
L의 남겨진 운동화 한 짝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가.

복원가는 L의 운동화 복원작업을 진행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수천번도 넘게 고민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는 것 또한 복원이다.
복원 전문가의 삶을 구체적으로 알진 못하지만, 늘 긴장 속에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원작자의 의도를 넘지 않을 것, 복원이 필요한 부분만 세밀하게 건드릴 것, 복원한 부분은 후에 다시 벗겨낼 수 있도록 작업할 것 등 체크해야 할 부분이 수없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주인공은 L의 운동화끈을 풀지 않고 그대로 작업하기로 결정한다.
워낙 독특한 방식이고 원래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을 것이다.
주인공은 L이 묶은 방식 그대로 묶을 자신이 없다고 한다.
참 솔직하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손 떨려서 복원 작업을 어떻게 해....

강렬하게 내 머리를 때리는 구절.
그 어떤 존재를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때는,
그것이 죽어 갈 때가 아닐까.
희미해져 갈 때, 변질되어 갈 때, 파괴되어 갈 때, 소멸되어 갈 때.
사람도 그런 듯.
사람이 죽어갈 때.
그 모습, 숨소리, 행동 몸짓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되고, 작은 변화도 크게 다가오니까.
L의 운동화가 그러한 상태였다.
죽어가던 상태.
주인공은 L의 운동화를 살려내야 할지 그대로 죽어가게 둬야 할지 참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있었다.
부디, 실제 복원가님은 본인의 선택에 후회가 없기를 바란다.
<관련 뉴스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3364559
[이사람-김겸] 석 달간의 '이한열 운동화' 복원, 새로운 기억도 만들어내다
[서울경제] 지난 2015년 이한열기념관에서 김겸 김겸미술품보존연구소 대표에게 밑창이 부스러진 ‘타이거’ 운동화 한 짝을 들고 왔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때 최루탄을 맞고 숨진 연세대생 이
n.news.naver.com
뉴스 기사로 보니 더욱 와닿는다.
신촌에 이한열 열사의 기념관이 있다.
알고는 있었는데 가본 적은 없는 곳.
기회가 되면 꼭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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